“원래 그런 거야”라는 생각이 가리는 변화의 흐름
한스 로슬링은 이 장을 시작하며,
사람들이 세상의 일부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경향에 대해 말한다.
이런 사고를 그는 **운명 본능(Fate Instinct)**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원래 그렇다’, ‘저 나라는 절대 안 바뀐다’,
‘그 지역 문화는 변하지 않는다’ 같은 식의 생각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는 이 본능이 특히 문화, 종교, 인종, 성별, 계층, 국가를 바라보는 데 깊게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 착각
로슬링은 사람들이 종종 이런 말을 한다고 지적한다.
“아프리카는 원래 가난해.”
“중동은 폭력적이야.”
“인도인은 위생 관념이 낮아.”
“여성은 감정적이야.”
“저 나라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어.”
이런 말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된 오류를 공유한다.
바로, 사람이나 집단의 현재 상태가 본질이며,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 특히 사람은 변화에 적응하고, 문화도 그에 따라 바뀐다.”
과거의 현재화를 경계하라
로슬링은 이런 운명 본능의 핵심에는
현재의 모습이 과거의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늘 가난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에 지금의 선진국들 역시
어린이 사망률이 높았고, 교육 기회도 적었고, 전기가 없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1960년대 한국과 오늘날의 한국은 전혀 다르다.
그 당시의 한국을 본 사람이라면 지금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서구 언론에서는 한국을 ‘영원한 개발도상국’으로 취급했다.
우리는 지금 다른 나라에 대해 그런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로슬링은 말한다.
“당신이 보기에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것도, 과거에는 지금과 전혀 달랐을 수 있다.”
문화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
그는 문화가 고정되어 있다는 믿음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여러 가지 통계를 가져온다.
가령 “무슬림 여성은 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방글라데시나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에서는
여학생의 초등학교 입학률이 남학생보다 높고,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고등교육을 받고 있다.
또 “출산율은 문화적 요소라 바뀌기 어렵다”는 생각도 흔하지만,
이란, 방글라데시, 베트남 같은 나라들은
불과 1~2세대 사이에 출산율이 6명에서 2명 이하로 급감했다.
그는 말한다.
“문화는 사람들의 조건과 환경이 바뀌면 따라 바뀐다.
문화는 정체된 게 아니라 유동적이다.”
진짜 원인은 운명이 아니라 조건이다
로슬링은 사람들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은
그 집단의 ‘본질’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조건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한다고 해서,
위생 개념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없는 조건에 놓였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교육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가 멀고, 등록금이 비싸고, 가족 생계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나 문화가 고정돼 있는 게 아니라,
환경과 제도, 조건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운명론은 나쁜 결정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런 잘못된 ‘운명적 사고방식’이
정책이나 지원 방식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를
“이 나라는 원래 부패가 심하니, 아무리 원조를 해도 안 변해”라고 단정하면
그 나라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게 된다.
결국 변화의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는 “지속적인 교육, 보건, 인프라 개선”이 진행되면
대부분의 사회는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우리가 그 변화를 보기 전에 포기해버린다는 점이다.
교육의 힘은 문화보다 강하다
로슬링은 세계 곳곳에서
교육이 사람들의 행동과 가치관, 사회 전체의 질서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수없이 목격했다.
그는 "이란의 교육 수준 향상이 출산율과 여성 권리 인식에 미친 영향",
"룽스웨덴의 고등교육 보급이 위생과 보건 수준을 어떻게 끌어올렸는지"를 예로 든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이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환경이 사람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온다
운명 본능이 위험한 이유는
느린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로슬링은 사람들이 세상이 급변하는 것만 보려고 하며,
‘서서히, 점진적으로, 점처럼 번져나가는 변화’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어떤 문화는 한 세대 안에 변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교육, 기술, 의료, 정보가 조금씩 스며들면서
다음 세대에는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되는 경우를 그는 수없이 목격했다.
세상은 본질적으로 정체된 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 있다.
운명 본능에서 벗어나는 다섯 가지 질문
그는 이 장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이 본능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다섯 가지 질문을 정리한다.
- 지금의 모습이 과거와 정말 똑같은가?
그 사회는 10년 전, 50년 전과 같은가? - 그 행동이 정말로 ‘본성’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조건이나 환경이 만든 결과인가? - 이 그룹의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전체를 같은 틀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 그 문화가 변한 사례는 없는가?
다른 지역에서 변화가 일어난 사례를 비교해보자. - 현재를 운명처럼 해석하고 있진 않은가?
우리는 변화를 볼 수 없을 때, 쉽게 ‘원래 그런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그 판단은 타당한가?
이 장의 결론
로슬링은 말한다.
“사람은 변한다. 사회도, 문화도, 나라도 바뀐다.
당신이 보기에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것들도,
사실은 변화의 한가운데 있을 수 있다.”
팩트풀니스란
‘절대 안 변해’라는 단정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는 감각을 잃지 않는 태도다.
이 글은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를 바탕으로,
핵심 내용을 해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2차 창작 콘텐츠입니다.
원저작물의 구조와 메시지를 충실히 따르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문장을 자연어 요약 및 각색하여 구성하였습니다.
정확한 내용과 풍부한 맥락은 반드시 원서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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